감 독 : 이와이 슈운지
출 연 : 스즈키 안, 아오이 유우,
등 급 : 12세관람가
상영시간 : 135분
제작일 : 2005.1.25 엔터원
짝사랑 선배를 쟁취하기 위한 동갑내기의 깜찍한 거짓말
“기억 안나요? 나한테 사랑 고백 했잖아~~!”
하나는 어릴 때부터 단짝 친구인 앨리스가 점찍은 남자애를 보여준다며 끌고 간 곳에서 마음을 콩닥뛰게 만드는 꽃미남 소년 미야모토를 발견한다. 몰래 뒷조사를 통해 확인한 바로 미야모토는 한 학년 선배이자 만담동호회 회원. 하나는 만담동호회에 가입해서 미야모토의 관심을 얻기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본다. 그러던 어느 날, 하나는 마침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게 된다. (이런!)
머리 다친 선배에게 기억 상실이라 뻥친 것도 모자라 `나한테 사랑 고백했잖아!'라고 외치는 귀여운 스토커 하나. 그리고 친구의 애정사기극(?)에 거침없이 동참한 앨리스. 그러나 그들의 우정은 미야모토로 인해 예기치 않은 삼각관계로 발전하는데...
장편 영화 데뷔작인 <러브레터>에서 잊혀졌던 아련한 첫사랑의 흔적을 스크린 가득 뿌려놓았던 이와이 슈운지 감독작. 누구나 한번쯤 상상했을 법한 가슴 설레는 첫 사랑 이야기이다. 하지만 평범한 러브스토리와는 차원이 다르다. 영화 속에는 10대들이기에 가능한 독특한 발상이 가득하다. ‘기억 안나요? 선배, 나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했잖아요!’ 라는 깜찍한 거짓말로 멀쩡한 미야모토를 순식간에 기억상실증 환자로 만들어버린 하나와 그런 하나의 사랑을 돕기 위해 투입되었지만, 결국 기묘한 삼각관계가 되어버리는 앨리스. 그리고 하나의 거짓말을 믿고 자신이 왜 앨리스가 아닌 하나를 좋아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어리버리 왕자 미야모토까지.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20∼30대 성인들이라면 생각지도 못할 엉뚱한 상황과 관계를 아주 자연스럽고도 유쾌하게 형성해나간다.
<러브레터>가 ‘죽은 사람으로부터의 편지’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기억에 얽힌 러브스토리로 엮어냈다면, <하나와 앨리스>는 ‘기억 상실’이라는 고전적인 면에서도 언뜻 상투적인 소재를 전혀 예측 불가능한 삼각 로맨스로 재탄생시킨다. 장난 같은 거짓말로 시작된 깜찍한 삼각 러브스토리를 10대의 감성에 맞게 발랄하게 그려낸 <하나와 앨리스>는 이와이 슈운지 감독의 또 다른 특별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